장사의 신 - 우노 다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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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면 상당히 1차원적이다. 장사의 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재력가가 쓴 책일까? 어떤 요소를 지녔길래 이토록 장사의 신이라고 불릴 수 있었던 것이었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장사의 신이라고 불리는 우노 다카시는 이자카야를 운영한 사장님이었다. 그는 엄청난 요리실력을 지닌 것도 아니며, 큰 프랜차이즈 사업을 일으킨 것도 아니었다. 그는 10명에서 14명 정도면 꽉 차는 작은 공간에서 이자카야를 운영했었다. 도대체 어떤 부분이 이 사람을 특별하게 만들었는가?  장사의 신, 우노 다카시는 다른 사장들과 견주어봤을 때 경영자로서의 마인드가 대단히 훌륭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장사를 사랑했다. 엄밀히 따지고 들어가 보면, 장사를 통한 사람들과의 교감 그 자체에 행복해했다. 어떻게 하면 손님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한번 왔던 손님이 다시 찾아오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새로운 음식을 손님들이 좋아하실까.  실제로, 책을 읽다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문장이 "어떻게 하면"이다.

나는 여기서 일반적인 다른 사장들과의 차이점을 보았다. 우노 다케시는 손님들에게 최선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그의 장사 철학이었다. 손님들이 가게에 오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이며, 이자카야 안주 값이 재료 값에 비해 몇 배가 높음에도 손님들이 방문하는 이유는 음식보다도 서비스를 제공받고 싶기 때문에 가게에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신경을 쓴다. 하지만, 본인들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장사를 지속함에 따라 서비스의 퀄리티는 점차 떨어지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합리화한다.

내가 베이커리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의 경험인데, 손님이 빵을 테이크 아웃으로 사가면서 1회용 포크가 있느냐고 물었다. 가게에는 1회용 포크가 있었기 때문에 손님에게 제공하려고 했지만, 그때 사장은 포크가 없다고 하라고 지시했다. 나중에 물어보니, 한 번 서비스로 주기 시작하면 계속 줘야 하기 때문에 있어도 없다고 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일정 부분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1회용 포크의 단가를 생각하면 그렇게 서비스로 같이 제공해서 한 명의 손님이라도 붙잡을 수 있다면, 또는 그 손님이 다른 손님에게 이 가게를 추천할 수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경제적으로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첫 장사 때도 이런 마음가짐이었을까? 그때는 한 분의 손님이라도 붙잡기 위해 없는 서비스라도 만들어서 제공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책에서는 장사에 대한 이야기로 그의 장사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했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인사이트를 얻었다. 그가 책에서 하는 많은 말들이 비단 장사에만 통용되는 것이 아닌 다른 어떤 것에서도 적용이 되는 깊은 이야기들임을 알 수 있었다.


 

불경기는 언제나 오는 거야. 그러니 불경기는 오히려 실력을 키울 찬스가 될 수 있지.
- 장사의 신 본문에서

 

책에서 또 하나 크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저자의 긍정적인 마음이었다. 글만 읽더라도 저자의 긍정적인 마음이 전해진다. 그런데 나는 이 긍정적인 마음이 경영으로서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우노 다카시는 본인 가게 옆에 어떤 큰 대기업 프랜차이즈 가게가 들어오는 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자카야의 장사에 있어서는 가게가 크고 작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손님들과의 교감을 느끼는지, 손님들이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인지, 또 오고 싶을 만큼 최고의 서비스를 생각했는지에 따라 충분히 손님들을 확보할 수 있다고 그는 진정으로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본인의 위치에서 어떻게 하면 가게의 가치를 손님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만 집중했다. 다른 잡다한 고민, 걱정거리는 그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다.

 

 

손님이 많이 올까, 줄어들까를 걱정하는 사람과 새로운 서비스를 생각해 내는 사람. 
어느 가게가 더 잘 될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

이 글귀를 읽고 머리에 큰 울림이 왔다. 95%의 대부분의 가게는 비가 와서 손님이 적게 오면 "오늘 장사 조졌네.." 하면서 우울해한다. 나도 그랬을 것 같다. 반면, 우노 다카시는 어떻게 하면 비를 맞고 온 손님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 부분에서 나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앞서 말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정서적으로만 좋은 것이 아니라, 경영에 있어 실질적인 이익으로도 분명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노 다케시가 경영자로서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의 모든 관심사는 손님으로부터 출발했다는 것에 있었다. 이것은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사업자의 관점에서 너무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이 말을 점점 타협이라는 말로 합리화하지만, 이것만큼은 장사의 철칙으로 지녀야 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손님에게 최고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진해야 한다는 것.

어렸을 때 흔히 들었던 문장이 있다. "돈을 쫓지 말라" 

책을 읽고 나니 이 문장이 이제는 완벽하게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창업을 한번쯤 생각해 본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리더의 자리에 올라가고 싶은 사람과 경영자로서의 마인드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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